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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S&P500 장기 투자의 시작: 내 인생에서 가장 값비싼 27,000원

    미국S&P500 장기 투자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살면서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조금만 더 여유가 생기면 시작해야지.”

    돈이 조금 더 모이면 투자도 시작하고,

    시간이 조금 더 생기면 공부도 하고,

    준비가 끝나면 새로운 도전도 해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조금만 더’라는 순간은 쉽게 오지 않았습니다.

    월급이 오르면 괜찮아질 줄 알았고,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여유가 생길 줄 알았으며, 대출을 조금만 더 갚으면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늘 예상과 달랐습니다.

    한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또 다른 일이 생겼고, 조금 여유가 생기면 새로운 지출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완벽하게 준비된 시기는 생각보다 잘 오지 않는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가장 먼저 깨닫게 해준 사람은 의외로 작은 아이였습니다.

    우리 작은 아이는 코로나를 겪으며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 영향인지 학습 습관을 만드는 시기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고, 고등학교에 올라간 뒤에는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낙담한 표정으로 저에게 물었습니다.

    “아빠, 어떻게 공부해야 되는지 모르겠어.”

    저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부를 잘하려고 하지 말고, 먼저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연습부터 해.”

    그리고 웃으며 덧붙였습니다.

    “중학교 1학년이면 하루 한 시간, 중학교 2학년이면 두 시간, 중학교 3학년이면 세 시간,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인 지금은 네 시간 정도만 꾸준히 앉아 있는 습관을 만들어보자.”

    지금 생각해 보면 어디에도 근거가 있는 공부법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아빠로서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마음이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먼저 꾸준히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와 이야기를 마친 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작 나는 투자도, 돈 공부도 늘 준비만 하며 미루고 있었구나.’

    아이에게는 작은 습관부터 시작하라고 말하면서, 저는 늘 완벽한 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조금 더 공부한 뒤에, 조금 더 돈이 모인 뒤에, 조금 더 여유가 생긴 뒤에.

    그렇게 기다리기만 했습니다.

    그날 저는 아이를 통해 오히려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1. 완벽한 준비보다 중요한 미국S&P500 장기 투자의 첫걸음

    아이에게 “앉아 있는 연습부터 해”라고 말했던 그날 이후, 저는 제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나는 언제까지 준비만 하고 있을까?’

    투자도 공부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완벽하게 공부한 뒤 시작하려고 했고,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투자하려고 했으며, 조금 더 돈이 모이면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기다리는 동안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완벽하게 준비한 뒤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금액으로 시작하면서 배워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중개형 ISA 계좌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장기적으로 투자하면서 세금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계좌를 만든 뒤에도 고민은 계속됐습니다.

    KODEX 미국S&P500을 살까, 아니면 TIGER 미국S&P500을 살까.

    며칠 동안 자료를 찾아보고 비교했습니다.

    결국 제가 선택한 것은 TIGER 미국S&P500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념처럼 첫 매수를 했습니다.

    당시 한 주 가격은 약 27,000원 정도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작은 금액입니다.

    누군가는 커피 몇 잔 값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그 27,000원이 단순히 ETF 한 주를 산 돈이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조금만 더 준비되면”이라고 미루던 제가 실제로 투자를 시작한 첫 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그 한 주를 잊지 못합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값비싼 27,000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의 크기가 비싸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27,000원을 시작으로 제 돈을 바라보는 생각이 달라졌다는 의미입니다.

    2. 미국S&P500은 어떤 투자 대상일까?

    처음 투자할 때는 저도 S&P500이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다시 공부했습니다.

    S&P500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형 기업 가운데 대표적인 500개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입니다. 미국 대형주 시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되고 있으며, 현재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80%를 포함하는 것으로 설명됩니다.

    TIGER 미국S&P500은 이 S&P500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국내 상장 ETF입니다. 한 종목을 직접 고르는 대신 S&P500이라는 지수를 따라가는 ETF를 통해 미국 대형주에 분산해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제가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물론 ‘500개 기업에 투자하니까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ETF 가격도 떨어질 수 있고, 환율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런 기본적인 내용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상품이 무엇을 추종하는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 정도는 직접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매월 30만 원을 투자하면 얼마나 달라질까?

    장기투자를 이야기할 때 복리 이야기를 빼놓기 어렵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익률을 미리 약속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래 표는 실제 S&P500의 미래 수익률을 예측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연 10%의 수익률이 매년 일정하게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때 매월 30만 원을 투자하면 어떻게 계산되는지를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매월 말에 30만 원을 투자하고 월 수익률을 연 10%를 12개월로 나눈 값으로 단순 계산했습니다.

    투자 기간누적 투자금연 10% 가정 시 예상 자산
    1년360만 원약 380만 원
    5년1,800만 원약 2,320만 원
    10년3,600만 원약 6,150만 원
    20년7,200만 원약 2억 2,800만 원

    숫자만 보면 20년 뒤 차이가 상당히 크게 보입니다.

    하지만 이 표에서 더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은 10%라는 숫자보다 시간과 반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주식시장의 수익률은 매년 일정하지 않습니다.

    어떤 해에는 크게 오를 수도 있고, 반대로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계산을 보고 “20년이면 2억 2천만 원이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투자금과 기간은 내가 정할 수 있지만 미래 수익률은 내가 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히려 이 표를 보면서 ‘작은 돈이라도 오랫동안 투자하면 이런 차이가 생길 수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4. 아이들과 함께 시작한 미국S&P500 투자

    신기하게도 저는 제 계좌만 만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큰아이도 성인이 되자마자 함께 중개형 ISA 계좌를 만들었습니다.

    같은 ETF를 사고,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출발했습니다.

    작은아이는 아직 미성년자라 미국 ETF인 VOO를 한 주 매수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두 아이 모두 매달 자동으로 주식이 매수되는 ‘주식 모으기’ 기능을 설정했습니다.

    아직은 한 주, 또는 몇 주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급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큰돈을 만들어주는 것보다, 돈을 조금씩 투자하고 그 돈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변하는지를 직접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도 특별한 투자 비법은 아닙니다.

    어떤 종목이 내일 오를지 맞히는 방법도 아닙니다.

    돈을 사용하고 남기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돈은 투자라는 방법으로 운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물론 아이의 돈이라고 해서 무조건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까운 시일 안에 사용할 돈이라면 현금이나 예금 등 다른 방법으로 보관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아이들의 돈을 모두 투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언제 사용할 것인지 먼저 생각하고, 그 이후에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돈보다 먼저 달라진 것은 제 생각이었습니다

    처음 ETF를 시작했을 때는 솔직히 수익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오늘은 얼마나 올랐을까.

    이번 달에는 얼마를 벌었을까.

    계좌를 열어보는 횟수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다른 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수익률보다 먼저 달라진 것은 제 생각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월급이 들어오면 생활비를 쓰고, 남는 돈이 있으면 저축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돈은 쓰거나 모으는 대상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투자를 시작하고 나서는 돈의 역할을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생활에 필요한 돈이 있고,

    가까운 미래에 사용할 돈이 있고,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돈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중 장기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돈이라면 투자라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투자를 시작했다고 해서 돈이 갑자기 불어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초반에는 별다른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돈을 바라보는 시간의 길이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당장 이번 달 수익보다 10년 뒤를 생각하게 되었고, 지금의 소비뿐 아니라 앞으로 필요한 돈까지 함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변화는 숫자로 계산하기 어렵지만, 제 삶에서는 꽤 큰 변화였습니다.

    6. 27,000원에서 시작한 투자

    가끔 아이들 계좌를 열어봅니다.

    큰아이의 ISA 계좌,

    작은아이의 VOO 한 주.

    아직은 정말 작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계좌를 볼 때마다 처음 샀던 TIGER 미국S&P500 한 주가 생각납니다.

    27,000원.

    그때는 그 돈이 나중에 얼마가 될지 몰랐습니다.

    지금도 모릅니다.

    다만 한 가지는 알게 되었습니다.

    시작하지 않으면 경험도 생기지 않는다는 것.

    처음부터 완벽하게 투자 공부를 끝낸 것도 아니었습니다.

    처음부터 큰돈을 투자한 것도 아닙니다.

    한 주를 사고 나서 조금씩 공부했고, 계좌를 보면서 배우고, 아이들과 투자 이야기를 나누면서 또 배웠습니다.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거창한 투자 비법을 물려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대신 이런 이야기는 해주고 싶습니다.

    “아빠도 처음부터 잘했던 건 아니야.”

    “그냥 작은 돈으로 시작하고 조금씩 배웠어.”

    “너도 네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시작해보면 돼.”

    언젠가 아이들이 제 계좌를 보게 될 날이 오겠지요.

    그때 수익률보다 먼저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아빠는 돈이 많아서 투자한 사람이 아니었어.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도 아니었단다. 그냥 늦기 전에 한 걸음 먼저 시작했던 사람이었어.”

    그 말이 아이들에게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7. 마무리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시작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준비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공부도 할 수 있고, 정보도 찾을 수 있고, 계획도 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작하려면 결심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완벽한 때를 기다렸습니다.

    조금 더 모이면,

    조금 더 공부하면,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때를 기다리다 보면 시작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저는 거창한 목표보다 작은 실천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한 주를 사고,

    한 달을 모으고,

    한 해를 기다리는 것.

    그 과정을 통해 저도 계속 배우려고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아이들이 제게 이렇게 말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빠, 그때 한 주부터 시작하길 정말 잘했네.”

    그 말을 듣는 날이 온다면,

    제가 시작했던 가장 값비싼 27,000원은 세상에서 가장 의미 있는 투자였다고 웃으며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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